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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 766호

목요일 저녁, 어김없이 한겨레21 767호가 도착했습니다. 이번엔 무슨 기사들로 채워졌을까 궁금해지지만 설레는 가슴 뒤로 하고 지난 766호를 되돌아 봐야겠죠~.


표지 제목 '나는 지난 여름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 심스, 경찰이 수집한 개인정보 2670만2783명분" 에서 보이듯이 이번 호의 표지 이야기는 경찰의 범죄정보관리시스템인 '심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심스'는 2004년부터 경찰에 도입된 범죄정보관리시스템이라고 하는데요. 범죄에 관련된 정보 일체가 디지털 문서로 저장되어 체계적으로 관리된다고 합니다.

범죄 수사 TV 시리즈인 'CSI' 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극 중에서 범죄자의 지문이나 사진을 가지고 그 인물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는 장면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이처럼 '심스'도 범죄 수사의 효율성을 위해서 구축한 시스템일 텐데요. 그럼 무엇이 문제가 되느냐 하면 너무나 무분별하게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입니다. 유죄로 판결난 사건뿐만 아니라 단순 용의자 신분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작성된 자료들까지 모조리 '심스'에 저장된다는 것이지요. 하여 나중에 정보를 검색했을 때 무고한 사람들이 '심스' 에서 조회된 이력으로 인해 엉뚱하게 혐의를 받게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판결이 확정된 피의자의 정보를 저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단순히 혐의가 의심되어서 간단한 조사를 받았을 뿐인 사람들의 조사 자료까지 저장되는 것은 너무 무분별한 정보 수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니나 다를까 촛불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체포되어 경찰서에서 하루나 이틀만에 풀려난 사람들에 대한 정보도 모두 '심스'에 저장되어 관리된다고 합니다. 그외 또 문제가 되는 점은 정보의 보안 문제입니다. 모든 정보가 디지털로 저장되기 때문에 정보의 유출가능성이 그만큼 높은데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네요.

이처럼 표지이야기에서는 경찰의 범죄정보관리시스템인 '심스'뿐 아니라 경찰-검찰-법원을 연결하는 정보시스템 '킥스' 등 공권력의 무자비한 정보 폭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실로 '빅브라더'의 세상이 점점 다가오는 것만 같네요.

특집으로 다룬 기사 중에 눈에 띄는 기사는 40대의 위기를 다룬 '40대, 버려진 영혼의 노숙자여' 제목의 기사입니다. 회사와 가정을 위해 죽도록 일해왔지만 회사에서 점점 설자리가 없어지고, 그래서 집으로 고개를 돌려보지만 가족과는 이미 소통이 끊긴지 오래라는 우울한 내용의 기사입니다. 기사 내용 중 "어제의 '386'은 오늘의'486'이 되었다." 는 구절이 눈에 들어오네요. 80년대 마지막 학번이 올해로 마흔이 되었기 때문에 '30년대에 80년대 학번'인 386 세대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386 컴퓨터보단 486 컴퓨터의 성능이 훨씬 뛰어난데 사람은 컴퓨터의 경우와는 다른 것 같아 씁쓸해 집니다.

저에겐 이 40대의 기사가 남 얘기 같지 않습니다. 천지가 개벽하지 않는한 저의 미래가 될 게 뻔하거든요. 하지만 포기하기엔 아직 이르죠. 무언가 변화를 꿈꾸기에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이겠죠~.

이미지 출처: http://img.hani.co.kr/imgdb/resize/2009/0623/1245639361_124563932507_20090623.JPG

by cuspymd | 2009/07/04 12:36 | | 트랙백 | 덧글(4)

한겨레21 - 주간지의 구독은 쉽지 않다.

[한겨레21]에서 [아름다운 동맹]이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겨레21]의 정기구독을 신청하면 구독료의 일부분을 이 캠페인에 참가한 시민단체들 중 하나에 기부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정기구독하던 [팝툰]이라는 만화잡지가 마침 종료된 참에 좋은 기회다 싶어서 이 캠페인을 통하여 [한겨레21] 정기구독을 신청했습니다.


[한겨레21 - 766호 표지]

[한겨레21]을 실제로 받아 보기 전까지는 이 시사잡지가 주간지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한겨레 신문 홈페이지에서 [한겨레21] 기사를 자주 읽기는 했지만 이 잡지가 주간지인지 월간지인지는 관심 밖의 문제였으니까 말이지요. 이전에 보던 [팝툰]은 1년간 정기구독을 했는데 구독 초기에는 격주간지 형태였고 2009년 3월을 기점으로 월간지로 탈바꿈을 했습니다. [팝툰]은 만화 잡지였기때문에 읽는데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고 더구나 주간지도 아니었기 때문에 읽는 부담이 훨씬 덜했습니다.

하지만 [한겨레21]은 시사잡지입니다. 신문을 놔두고 이런 시사 주간지를 보는 이유는 신문보다 더 깊이있고 기획력있는 기사를 보기 위함 아니겠습니까. 빠르게 대강대강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라는 얘기지요. 매주 목요일마다 잡지가 도착하는데 3주가 지나는 지금, 일주일 안에 이걸 다 읽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처음 [한겨레21]을 받아들었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대로 정독을 시도했는데요. 왠걸, 절반도 채 못 읽었는데 다음 호가 배달되는 안습적인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사람은 배우는 동물아니겠습니까. 시행착오를 거치고 노선을 차츰 수정해 나가는 거지요. 저도 하는 수 없이 읽는 방법을 수정해야 했습니다. 일단 처음 받아든 다음 처음부터 끝까지 대강 훑어 봅니다. 이번 호는 어떤 기사들로 채워져 있는지 전체적으로 훑어 보는거죠. 그리고 그 이후에 관심이 가는 기사부터 골라 읽는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무겁고 어려운 기사는 피하게 되고 가벼운 기사들만 읽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겨레21]의 표지 이야기들은 반드시 읽어야 한다는 기준을 세워야만 합니다.

가뜩이나 책 읽는 속도가 느린 저로서는 주간지를 읽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겨레21]구독 이후 다른 책들의 독서 진도는 굼벵이 기어가는 것보다도 굼뜨게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느리다는 것. 이것이 어쩌면 독서의 속성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독서는 마음 먹은대로 욕심 나는대로 따라주지 않습니다.

일례로 교보문고 같은 대형 서점을 가면 저는 정신이 아득해지고 혼미해집니다.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그 거대한 공간을 메우고 있지만 제가 일생동안 볼 수 있는 책들은 고작 한 쪽 벽면에 꽂혀있는 책들보다도 적을 것이거든요. 그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저는 크나큰 무력감을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지요. 체념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요. 독서란 그렇게 결코 넘어설 수 없는 굳건한 성벽처럼 제 앞에 마주하는 것만 같습니다.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목요일 저녁, [한겨레21] 766호를 받아든 저는 또 하나의 굳건한 성벽 앞에 홀로 마주 선 기분입니다.ㅋㅋ
 
이미지 출처: http://img.hani.co.kr/imgdb/resize/2009/0623/1245639361_124563932507_20090623.JPG

by cuspymd | 2009/06/26 00:49 | 사회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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