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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교적인 사람들의 쓸쓸한 뒷모습

인생의 대부분을 혼자서 살아가는 사람들 혹은 혼자서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대개 혼자서 대화를 나누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볼때 미친 사람처럼 혼자서 중얼대고 있는 모습말입니다. 이 불쌍한 사람들, 대화를 나눌 타인이 없으니 자신이 화두를 던지고 자신 스스로가 그 화두에 답을 하는 선문답 같은 대화를 입 속에서 중얼거리곤 하는 것이겠지요. 이렇다 보니 이런 사람들은 대개 보통 사람들 보다 생각이 더 많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비사교적인 사람들의 행동은 더욱 가관입니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방법 또한 모르기 때문에 그들은 앉거나 혹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끊임없이 속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어도 되는가,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눠야 하는가, 시선은 어디를 보고 있어야 하는가, 이 타이밍에는 자연스럽게 웃어야 하는가, 조금 더 앉아 있어야 하는가, 저쪽 자리로 옮겨야 하는가, 타인이 보기에 내가 지금 외로워 보이지는 않는가, 화장실에 갔다 올 것인가 말 것인가 따위의 사소한 생각들이 끊임없이 그들을 괴롭히는 것이지요.

물론 보통의 사람들도 그런 생각들을 마찬가지로 하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이런 경우에 생각과 상황과 행동이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비사교적인 사람들은 이런 수많은 생각들 속으로 서서히 그리고 깊히 침잠해 들어가게 되는 것이지요. 마치 늪에 빠진 사람이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을 치다 더욱더 늪 깊숙히 빨려 들어가는 것 처럼 말입니다. 생각들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서 결국에는 그 자리가 너무도 어색하고 불편해져 버리게 되고 맙니다.

그들은 결국 그 자리에 있으되 그 자리에 없는 것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에 봉착하고 맙니다. 까뮈가 말했던 부조리하다 라는 말을 이런 때 써야하는 것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 그들은 또 고민할 지도 모릅니다. 어색한 자리, 어색한 사람들 속에서 방황하던 그들은 참을 수 없는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며 마침내 자리를 박차고 그 자리를 뛰쳐나오게 되는 것이지요. 허옇게 질린 얼굴로 말이지요.

어둡고 칙칙한 뒷골목을 걸어 나오면서 그들의 비틀렸던 얼굴에는 이내 평안함이 찾아오고 심지어 희미한 미소가 깃들기까지 합니다. 가벼운 발걸음 뒤로 진하고 깊은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는 것도 모르고 말이지요.

by cuspymd | 2009/07/02 01:09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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