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직접 보내주는 만화잡지 'Sal'(살북)


작가가 직접 보내주는 만화잡지가 있다니 생각만해도 설레이지 않나요? 사고 싶다고 해서 맘대로 살 수 있는 책도 아닙니다. 정해진 부수만 발행되었기 때문이죠. 독자의 관심을 끌기위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냐구요? 아닙니다. 실상을 알고 보면 무척 가슴 아픈 이야기지요.

어느날 만화작가들이 모여 술을 마셨답니다. 술이 한 잔 두 잔 오가고 친한 작가들이 한 사람 두 사람 끼여 앉게 되었죠.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을까. 술에 취한 작가들은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두서 없이 늘어 놓았죠. 한 사람은 그걸 받아 적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에 서로에게 아직 발표하지 않은 단편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 만화출판계 사정으로는 그것들을 실어줄 매체가 존재하지 않았죠. 슬프네요. 열 받는데 술이나 한잔 더. 불콰한 얼굴에 술 한잔 들어가니 이런 생각이 스치더랍니다. 발표할 곳이 없으면 우리가 직접 만들면 되는거 아냐. 직접 만들고, 출판하고 그리고 직접 부치면 되는 거잖아. 그래서 탄생한게 'sal'(살북)이라는 만화잡지입니다.('Sal' 2호의 편집장을 맡았던 권용득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제 맘대로 재구성해봤습니다. 전혀 객관적이지 않아요.)

'Sal'(살북)은 현재 2권까지 나왔습니다. 저는 '팝툰 no.39'(요것도 만화잡지예요)의 소개글을 통해서 'Sal'(살북)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것도 고작 며칠 전 이라 실제로 읽어 보질 못해서 내용이 어떠한 지에 대해서는 말씀을 드릴 수가 없네요. 안타까울 따름이죠. 하지만 소개글을 통해 본 바에 따르면 작가들 개인적이 이야기들이 많이 담긴, 아직 발표하지 않은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네요. 이제껏 주류만화에서 보지 못 했던, 좀더 솔직한 이야기와 실험성이 강하고, 매우 개성적인 이야기들이 담겨있으리라 짐작이 갑니다.

1권은 200부, 2권 400부가 발행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미 오래 전에 매진되었으니 팔리지 않은 재고들이 많이 남았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접어두셔도 됩니다. 사고 싶은 사람들이 'Sal' 블로그에 직접 글을 남기면 이를 확인하고 책을 부치는 방식으로 판매를 했다고 하는데요. 'Sal'에 참여한 작가들에게 출판된 책이 고루 분배되고, 작가들은 자신의 할당량에 대해선 독자에게 직접 책을 부쳤다고 합니다. 이왕 부치는 거 심심하게 그냥 책만 부치치는 않았겠죠. 작가가 직접 쓴 엽서나 메시지 같은 소중한 선물들을 동봉했다고 하네요. 단 하나의 책에도 빠짐없이 말이지요. 구입한 책에서 작가가 직접 쓴 메시지를 찾아 볼 수 있다는 거. 어때요. 설레이지 않으세요?

하지만 독자와 작가의 친밀한 관계도 좋지만 이런 친밀한 관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발행부수가 지금처럼 적어야만 가능하겠지요. 만약 'Sal'이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신선하고 개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면 좀더 많은 독자에게 읽혀질 수 있는 것 또한 유익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런 이유로 앞으로 나올 'Sal no.3'은 좀더 많은 독자에게 좀더 손 쉬운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되고 있는 듯 하네요. 앞으로 작가가 직접 보내는 'Sal' 을  받아볼 수 있는 기회는 적어지겠지만 좀더 많은 독자들이 좀더 다양하고 개성있는 만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기를 기대하면서 만화잡지 'Sal no.3' 의 발매를 손꼽아 기다려 봅니다.

'Sal'(살북) 블로그

한겨레에 실린 'Sal'(살북) 소개 기사

* 위의 'Sal no.2' 커버 이미지는 'Sal'(살북) 블로그에서 가져왔습니다.

by cuspymd | 2008/10/09 02:07 | 만화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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